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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2. 전역하고 쓰는 공군 전산병 입대/기훈단/특기학교 후기
    슬기로운 공군 생활 2022. 5. 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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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오래된 기억을 바탕으로 작성된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니 재미로 봐주시고, 참고만 하시길 바랍니다.

    모두의 군생활을 응원하며,,,

     

    공군 전자계산병 지원

    융합소프트웨어 복수전공을 활용하여 공군 전산병에 지원한 게 군생활의 시작이었다.

    결론적으로 후회는 하지 않지만 참 무모했던 것 같다. 복수전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였고, 전산병이라는 개념을 지원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군대는 빨리 가야겠고, 편하게 가고 싶으니 공군에 지원은 해야 하는데, 또 떨어져 버리면 기약이 없어지는 부분이라 급하게 쓰긴 했으나, 정보가 거의 없었다.

     

    다행히 경쟁이 그리 세지 않았고, 3학년 재학의 효과가 꽤나 컸다. 게다가 코로나가 극심(지금에 비하면 장난 수준이긴 했지만;;)해졌을 때라 대면 면접이 취소되었고, 비대면으로 뭔가를 갑작스럽게 하기도 어려웠는지 1차에서 정원 안에 든 사람들을 모두 합격시켜 주었다. 운이 좋았던... 부질은 없지만 무난하게 상위 50% 정도의 점수로 합격했던 기억이 있다. 이래서 우리 기수가,,^.^

     

     

    훈련소/기훈단(기초군사훈련단)

    입대할 땐 진짜 최악의 '악'을 상상했었기 때문에 훈련소가 한여름이라 힘들긴 했음에도 꽤나 괜찮았다. 물론 입대하는 날은 잊히지가 않는다. 기분이 너무 별로라 진주냉면이랑 육전을 먹었는데 맛이 생각이 안 났닼ㅋㅋㅋ 다행히 코로나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입영을 했던 것이 덤덤하게(라기보다는 어버버 대긴 했다,,) 임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날 밤 진주냉면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 후회됐다. (여담으로, 다음 해 여름에 동생이 입대하게 되어 진주에 재방문했었는데, 그때 다시 냉면과 육전을 먹어보니 그렇게 맛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나고 보니 생각보다 훈련 강도가 세진 않았지만, 첫 일주일은 그냥 나가고혀 깨물고 싶었닼ㅋㅋ 검진하고, 접종하고, 이젠 기억도 잘 안 나는 일들을 이것저것 했었는데 하염없이 기다리기만 했던 나날들이라 뻥 안치고 빨리 훈련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훈련 시작하고는 첫 주를 제외하면 오히려 재밌었던 것 같다. 어쨌든 군기를 주입하고, 군인으로서의 재사회화 과정이다 보니 조교들이 소리 지르고, 얼차려(기억이 맞다면 '동기부여'라고 불렸다.)시키고 하는 것들에 대한 괴리가 왔던 건 사실이다. 그마저도 2주 차부턴 적응이 되기도 했고, 같은 방 친구들과 나름 친해지기도 해서 조교들의 발악은 웃음벨 정도로 전락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조교들이 공군 중 가장(?) 힘든 군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물론 평생 흘릴 땀을 다 흘린 것 같긴 하닼ㅋㅋ 한여름이기도 했고, 요즘처럼 마스크 보급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게 컸다. 곰팡이 핀 전투모에서 흘러나오는 내 땀을 먹기도 했는데 (먹으려고 먹은 게 아니라 땀을 닦을 여유가 없어서 입에 그냥 흘러 들어갔다.) 그건 불쾌해서 잊히지도 않는다. 하루 훈련이 다 끝나고 호실로 돌아가면 마스크가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ㅋㅋㅋㅋ 흙 때문인지 땀 때문인진 모르겠다..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느라 귀 뒤에 염증이 생기도 했다.

     

    히, 하도 오는 비 때문에 잘 마르지도 않는 축축하고 냄새나는 우의를 입고 다녔던 것은 몸이 평생 기억할 것이다. 반팔 반바지에 마르지도 않은 우의를 거진 매일 입고 다녔던 거라, 입고 나면 허벅지나 팔 쪽에 빨간 두드러기가 올라오곤 했다. 훈련소는 이미 미화가 완료돼서 뭐 다른 게 아니라 덥고 습해서 땀이 줄줄 난 것만 힘들었고 나머진 괜찮았다.

     

    4대대가 가장 안 좋다는 건 대충 알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4대대로 배치됐었다. 그 와중에 코로나인지 재건축인지 때문에 4주는 시설이 가장 좋다는 3대대에서 보냈고, 마지막 한 주만 4대대에서 생활했었는데 정말 다행인 부분이다. 4대대가 시설이 너무 안 좋다 보니(?) 훈련 강도는 그리 빡세지 않은 편인 듯하다. 아님 말구~

     

    전역 전 같은 생활관 친구들(말년 병장들)과 훈련소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역시 경험해본 사람들끼리 모여서 4대대 귀신썰, 불침번썰을 푸는 게 제일 재밌는 것 같닼ㅋㅋ;;

     

    훈련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체력, 정신력 이런 것들이 아니라 다름 아닌 '암기력'이다. 나는 사실 단기 암기력이 그리 좋은 편도 아니거니와 순수 암기만을 필요로 하는 과목들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 처음부터 열심히 외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20문제 중 3문제를 틀렸는뎈ㅋㅋ 이게 한 문제당 거진 100등씩은 떨어지는 구조라 400등 정도로 마무리했다. 훈련 열외 뭐 이런 것들을 아예 안 했는데 시험으로만 등수가 낮아지니 억울하긴 했지만, 돌이킬 수도 없는 부분이라 특기학교 성적을 잘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나는 거의 아무런 정보 없이 들어갔기에 다른 특기 같은 건 하나도 몰랐고, 그 유명한 헌급방(요즘은 또 다르려나?) 같은 것도 아예 몰랐다,,,ㅋㅋㅋ 그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건 전산 특기를 지정받아 입대했기 때문에 특기 시험이나 특기 지원 과정과 아예 관련이 없었던 점이다. 특기까지 지원해서 정해야 했다면, 정보력이 부족해 조금 힘들 뻔했다^^ 이 정도면 그냥 인생을 운에 맡기는 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남들에게 휩쓸리지 않으려면 정보력은 필수다ㅋㅋㅋ 아이러니하게도 훈련소 한정으론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다.

     

    훈련소를 통틀어 가장 힘들었던 훈련(?)은 다름 아닌 특기학교로 이동하는 과정이었다. 앞뒤로 상체만 한 가방을 메고 꽤나 먼 거리를 걸어갔었는데 비가 개 쳐 많이 오는 밤이었고, 신발은 물론 걍 다 젖었던 것이 기억난다.

     

    +) 훈련소에서는 인간관계, 등수, 체력, 정신력 관리 뭐 이런 것들보다도 적금 가입!을 꼭 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무조건 2개 다 훈련소에서 가입하는 게 무조건 이득이다. 돌아보니 그렇다.

    올해부터는 1% 추가 이율 지원과 3대 1 매칭지원금 같은 정부 지원 제도가 신설되어 찐으로 천만 원 이상을 만들 수 있으니, 빠르게 가입해서 혜택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뜩이나 적은 월급,, 혜택이라도 악착같이 받아내자,,

     

    아쉽게도 준비물이나 세세한 훈련팁 같은 건 (기억이 나질 않기에) 적을 수가 없다. 아! 곧 죽어도 샴푸, 바디워시, 치약, 클렌징 폼, 선크림은 넉넉히 챙기는 걸 추천한다^^ 3km 달리기 연습을 해둔다면 베스트겠지만 안 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더 좋은 후기들을 참고하시길,,,

     

    앞서 말했듯 훈련소에서는 뇌를 빼고 몸만 맡기면 생각보다 할만하다! 그렇다고 literally 뇌 빼서 남들한테 피해 주진 말자^^ 이걸 내가 왜 해야 하지? 같은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내일 있을 훈련 걱정하면서 시간 낭비+감정 소모할 바엔 인편 답장하고, 옆 친구랑 수다를 떨거나 시험공부를 하자!! 훈련은 걱정을 하든 말든 하게 되어 있다.. 공부라도 잡으면 2년이 달라질 수도??

     

    훈련소는 전국의 20대 남성들을 거진 무작위로 추출해서 발생되는 다소 희한한 집단이다.. = 이상한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 면접? 다 부질없다ㅋ 그렇기에 자기 관리도 잘해야 하고, 휩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사실상 문제는 없겠지만, 생각보다 특이한(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부류도 꽤나 많다는 걸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될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몸은 자기밖에 못 챙긴다. 훈련할 때 몸을 무리하게 혹사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그 정도로 힘든 건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진심으로 못 하겠으면 그냥 하지 않는 게 좋다. 훈련 하나 중도 포기한다고 군생활이 크게 달라지지가 않는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러니 자기 몸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

    더 나아가 자신도 못 챙기는 사람은 타인까지 생각하긴 당연히 어렵다. 이게 단독 생활이면 모르겠는데 단체 생활이라 한 명이라도 자기 관리를 못하면 분명 그 생활관, 소대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피해라고 해봤자 얼차려 한 번 더 받는 수준이겠지만, 다 큰 성인이 자기 하나 못 챙기면 그렇게 보기 안 좋을 수가 없다. (나,, 혹시,, 꼰대,,?)

    1인분은 못 할 망정 남한테 피해는 주지 않는 게 각박한 사회생활의 암묵적인 룰이다;; 명심하자,,(이건 그냥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니 알아서 잘 걸러 들으시길,,^^)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입대+훈련소에 대한 미화가 완벽히 진행된 듯하다ㅋㅋ 그럼에도 힘든 건 사실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자!! 다 사람 사는 곳이고, 죽을 것 같이 힘들 수는 있어도 죽진 않는다,,

    그럼 모두 화이팅,,, 훈련소보다 신체적으론 덜 힘들지만, 더 길고도 험난한 자대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특기학교(정보통신학교)

    시설은 4대대 급(혹은 그 이상)으로 안 좋았는데 2주 정도만 생활하면 되기도 했고, 훈련소 보단 훨씬 편한 분위기라 신경이 안 쓰였던 것 같다. 특히, 아직까지도 생각날 정도로 밥이 너무 맛있어서 시설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크게 없었던 것 같다. 자대 밥이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던 탓에 아직도 특학 밥이 생각나는,,,

     

    명색이 '특기'학교이다보니 자대에서 쓰일만한 자잘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을 꽤나 잘 알려준다. 나는 그 안에서 정보체계관리 특기인 B반으로 배정을 받았고, 2주 정도의 기간 동안 HTML, SQL, UNIX, 아주 약간의 정보보안 등등등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이론 시험이 1번 있었고, 각 과목별 실기 시험이 과목당 1번씩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해당 과목들에 대해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나도 나름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이니, 아마 공대생이라면 더 쉽게 배울 수 있을 듯하다. 공부시간도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꽤 많고, 무엇보다 동기들이 모두(아마 대부분은) 컴공이다 보니 쉽게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웃긴 건 생각보다 걔네도 모르는 게 많닼ㅋㅋ 아무튼 사람이 여럿이니 집단지성을 활용하자!

     

    '정치와 통수의 학교'로 유명한 정보통신학교였다. 아무래도 훈련소 등수는 본인만 아는 부분이고, 등수에 따라 원하는 자대에 순차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정치질을 시도해서 본인 등수에 비해 과분한 자대로 가보려는(신분상승을 시도하려는?) 친구들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정치질 주도하는 애들치고 괜찮은 애들을 못 봤다.ㅎㅎ

    여담이지만, 순수 문과 출신인 나는 공대생들의 정치질이 같잖았다.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하며 기싸움하던 것들을 생각하면 이곳에서의 정치질은 사실상 정치질에 미치지도 못하는 귀여운 부분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정치질이 나에게는 크게 의미 없었던 것 같고,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정치질의 정도가 그리 심하지도 않았다. 그냥 적당히 내 성적에 맞게 자대에 배치되었다고 생각한다. 운도 정말 정말 중요하다. 아니 그냥 운이 전부다.

     

    등수가 객관적으로 높다면, 이리저리 휩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건 사실이다. 이건 어딜 가나,, 그러니 놀 땐 잘 놀고 주어진 공부시간엔 정말 최선을 다하자^^ 일부로 시간 내서 추가 공부하거나 이럴 필요까진 없는 것 같지만, 불안하다면 당연히 하는 게 좋다.

     

    나는 훈련소에서 1600명 중 400등 정도였고, 특기학교에서는 3~40명 중 13등(? 기억이 잘,,,) 정로로 굉장히 무난 무난한 등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1, 2 지망은 노빠꾸로 수도권과 인기 자대를 지원했고(왜냐면 안 쓰고 후회하는 것보단 쓰고 떨어지는 게 낫다는 생각 + 셋 중 하나는 붙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 3 지망에는 들어본 적은 없지만 인원은 많이 뽑는 자대를 썼었는데, 다 떨어지고 3지망에 붙었다.

    이게 신의 계시였던 걸까? 덕분에 정말 편한 군생활을 할 수 있었다ㅎㅎ 특히, 난 자대 관련 정보를 포함해서 그냥 공군 시스템 자체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기 때문에 진짜 운이 좋았던 걸로... 뭔지 모를 땐 정말 생소한 이름의 자대를 고르는 건 어떨짘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사전에 자대에 대해 알아가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티오가 매달 달라지기도 하거니와 내가 시험을 조져버리면 다 부질이 없어지기 때문! 아 오히려 조졌을 때 차악을 선택하려면 정보가 있어야 하려나??;; 알아서들 하시길,,

     

    +) 훈련소와 특기학교 기간에는 매일 일기를 썼었다. 내 인생에서 일기는 초등학교 때 숙제로 냈던 강제 일기를 빼면 아예 없는데 이 기간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매일 썼던 게 신기하다. 그렇게라도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지 않으면 우울증에 걸릴까 봐 그랬던 걸까?ㅋㅋㅋㅋ 자대 가서는 아예 쳐다도 안 본 게 진짜 웃긴 부분이다.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업 하고, 그날그날 있었던 크고 작은 이벤트들을 쓰는 것들이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덕분에 시간도 빨리 갔던 것 같다. 그때 적어놓은 음식,,, 지금 보면 하나도 안 먹고 싶다^^ 많이 힘들긴 했나 보다;;

     

     

    (자대 생활에 대한 글도 사실 다 써 놓았지만 공개로 돌릴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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