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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4. 전역하고 쓰는 군생활 요약_2
    슬기로운 공군 생활 2023. 2. 2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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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한 지 무려 10개월 넘게 지나버린,, 이 시점에서 다시 되살려보는 기억들ㅋㅋㅋ

     

    상병

    가장 재미있었고, 또 시간도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던 나날들이었다.
    일단 휴가 제한이 드디어 조정되면서 무려 5개월 만에 제대로 된 휴가를 나갈 수 있게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난 뒤도 안 돌아보고 15일 만박 휴가를 박아두었었다.

    재밌는 게, 군대 안에 있으면 진짜 사소한 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정문을 통과하자마자 그런 생각들이 사라지곤 했닼ㅋㅋ
    휴가 3일 차쯤이 진급일이라 미리 상병 오버로크를 하고 나갔던 나 자신이 너무 귀엽게 느껴진닼ㅋㅋ

    휴가증엔 일병이라 되어 있어서 헌병이 잡으면 어쩌지 불안해하면서 나갔던 기억이 난다^.^

    (헌병들은 그런 데에 관심이 없었다,, 그들도 똑같은 군인이니까;;)

     

    가족여행으로 갔던 전주

    그때 당시 휴가 15일 중 거의 10일 이상을 친구들 만나러 서울에 가는 데 썼었다.

    나는 집돌이 재질이라 나가기까지 마음을 좀 먹어야 하고, 나가기 직전까지도 귀찮아하는 사람인데 휴가 2/3을 밖에서 보내다 보니 진절머리가 나기도 했다.

    거의 매일 봤던 애증의 서울역

    여담이지만 이다음 휴가부터는 절대로 매일 약속을 잡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약속을 최대한 안 잡고,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가지곤 했다.

     

    그러면서 느꼈던 건 생각보다 사회에서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면 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이었다.

    가끔 연락을 해서 안부 묻고, 생일 축하해 주고, DM도 가끔은 먼저 보내주고 해야 하는데 이게 군대 안에서 생각보다 쉽지도 않을뿐더러 얼굴을 오랫동안 보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멀어지는 사람도 꽤나 생기기 마련이었다.

    그 와중에 항상 먼저 연락해 주는 친구들이 있었고, 내 기준 이 사람들은 놓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자발적으로 연락하게 되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다.

    고마운 친구들,, 훌쩍

    나는 사실 먼저 연락을 잘하지는 않는다. 연락하는 걸 굉장히 귀찮아해서 필요할 때만 연락하기 때문이다. (너무 이기적인가,,)
    그러다 보니 군대에서 인간관계의 폭이 다소 좁아진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러면서 진짜 소중한 사람과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일단 나 자신도 챙기기 힘든 삶이다!

    그런데 가족도 신경 써야 하고, 나에게 보답을 기대하지 않고 잘해주는 사람에겐 꼭 보답해야 하며, 스스로에게 필요한 관계는 유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절로 멀어지는 인간관계는 원래부터 깊지 않은 관계였던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차단을 박거나 모르는 척하거나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마 마주친다면 반갑게 인사할 것이다!!

     

    그냥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나 잘 챙기자고 다짐했던 것 같다.

    그러려면 나부터 잘 챙겨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었다.

    군대에서 얻은 몇 안 되는 가치관(?) 중 하나이다.

     

    불합리한 제도

    업무나 생활 측면에서는 거의 100% 적응을 완료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외적인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불합리한 제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 때문에 힘이 많이 빠졌었다.

    같은 병사들끼리 누가 더 꿀빠네 마네 견제했던 것도 사실이고.. 같은 사무실 간부들은 (기대도 안 했지만) 병사들 처우에 아예 관심이 없었기에 억울한 부분이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거대 권력(?)에 대한 반감이었던 것 같다.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데 이의 제기 해봤자 나한테 득이 될 게 없었고, 간부들과는 대화도 안 통해서 스트레스만 받았다.

    솔직히 하나하나 다 짚어보면 진짜 웃기고, 세금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사람들도 차고 넘쳤지만 그 정도는 그냥 미화 가능한 정도라는 생각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이 존재할 텐데 그런 사람들과 같이 조직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

    물론 그 와중에 진짜 사회라면, 나름 능력을 인정받아서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일 테고, (적어도) 최저임금 보장은 해줄 것이며 무엇보다 일 끝나면 집에서 쉴 수도 있겠지만^.^

     

    인생이란 타협의 연속이 아닐까..?

    아무튼 나중엔 포기하고 나를 놓아줬닼ㅋㅋ

    이게 좀 소시민적인 행동일 수도 있긴 한데 지금 생각해 보면 타협을 적당한 선에서 잘한 것 같기도 하다ㅎㅎ

     

    조금 안타까운 건 몇몇 별로인 사람들 때문에 직업 전체에 대한 나 스스로의 인식이 안 좋아졌다는 것?

    일반화라 위험한 건 사실이지만, 그럴만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마음이 완전히 닫혀버린 건 아니니 언제든 인식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ㅋㅋ

     

    강인한 정신력

    계속 주어를 불분명하게 이야기한 것 같은데 이상한 간부들이 워낙 많았어서 그냥 그들을 다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덕분에(?) 어떤 상황이 닥쳐도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던 것 같기도 하다.

    나름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그 사람의 반응에 대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경우의 수 별로 어떻게 행동할지 계산도 하고 했던 것 같닼ㅋㅋ(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그게 내 기준 가장 덜 스트레스받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어찌 됐든 그 사람은 내 의견에 반박부터 할 것이기 때문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 의견을 말하고 보는 경향도 생겼닼ㅋ

     

    진짜 좋게 생각해 보면 덕분에 사회생활? 커뮤니케이션? 팁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꼽창 없는 군생활은 뭔가 아쉬우니까~~ ㅇㅈㄹ -> 이 정도의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상병을 거치면서 생겼다고 보면 된다.

     

    애초에 나라는 사람이 외부적인 요인에 크게 동요하지도 않을뿐더러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하고, 필요하면 나 자신의 뇌까지 속일 수 있는 사람이라 나름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군생활을 했던 것 같고, 그런 태도가 상병 초부터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언젠가 동기가 나한테 '형은 젤리 같아서 어딜 가나 잘 살아남을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건진 의문이지만 둥글게 잘 적응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어쨌든 나는 개인적으로 그 동기의 말 한마디 덕분에 '군생활을 못하진 않았구나'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유1

    내적으로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부대 전체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던 것 같다.

    그나마 남아있던 꼽창 선임들, 이상한 문화들(이라고 해봤자 별로 없긴 했다;;)도 거의 다 사라져 갔다.

    이상한 선임들에 대한 목격담이나 일화가 구전설화처럼 전해져 내려'가'기만 했다;;;ㅋㅋㅋ

     

    솔직히 내가 교육을 받을 때는 꼽창 선임들도 있었고, 이상한 선임이랑만 근무 스케줄이 겹치는 바람에 14시간 내리 말도 못 하고 조용히 있었던 시간들이 많다.

    내 성격 탓도 있었겠지만, 객관적으로 이상한 사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불편한 분위기가 너무 싫었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교육을 해줄 때는 후임에게 최대한 먼저 말 걸어주고, 편하게 대하라고 하고, 말도 놓고 했던 것 같다.

     

    상병 초엔 같은 학교 같은 학번 친구 A를 만나게 됐는데 진짜 나랑 잘 맞는 사람은 오래만이었다.

    이과 밭 속 문과 출신이라는 점도 비슷했고, 여러모로 말이 잘 통했고 가치관도 결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대 특성상 아무래도 컴공생 등 공돌이 친구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게 전공 특성인진 모르겠지만(비하 아님) 오타쿠 성향이 정말 많았다.

    동기들도 무슨 애니 얘기를 하는데 나는 하나도 모르는 것들이었다ㅋㅋㅋ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내가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튼 내 인생에는 거의 없었던 부류의 사람들이 정말 많았기에 적응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A라는 친구와의 만남이 내겐 진짜 오아시스 같은 느낌이었다.

    스몰톡도 안 되는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니,,, 귀한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전역할 때까지 친하게 지냈고, 복학도 같이 할 것 같닼ㅋㅋ 소중한 인연^^

    위에서 잠깐 언급한 이상한 선임까지 모두 가버려서 원래 있던 다른 좋은 선임들과도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같은 생활관 선임들이 사실은 다 동생들이라 나중엔 서로 편하게 대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좋은 선임들도 하나 둘 떠나고, 그 자리에 후임들이 들어왔는데, 웃긴 건 후임들은 전부 형들이었닼ㅋㅋ

    근데 오히려 좋았던 건 아무래도 나이가 나보다 많다 보니 사회 경험 있는 분들도 계셨고, 당연하게도 눈치들이 빨랐다.

    그래서 진짜 신경 쓸 거 하나 없는 일과 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남한테 싫은 소리 하기가 어려운 편인데, 딱히 그럴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사무실과 생활관에서 여유를 찾게 되니, 비로소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난 삶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나~ 나는 뭘 좋아하나~ 왜 사나 등등등에 대해 넓고 깊게(?) 생각하는 시간들이 점차 많아졌다.

    혼자 외출 나가서 먹었던 쌀국수ㅠㅠ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국 방향을 찾진 못 했닼ㅋㅋㅋ

    그러나 이 시점부터 자기 계발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의의인 것 같다.
    이전에는 생각하기 조차 싫어했던 공직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고, 대학원 진학에 대해서 조사해보기도 했으며 관심 분야에 대해 스스로 찾고 정리하고 필요하다면 공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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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활동(?)들을 하며 개인적으로 시간을 헛되게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대학원 진학은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잠시 다녀오는 걸로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또한, 공기업 전산직이라는 분야에 대해 알게 되기도 했다. -> 지금은 또 생각이 달라짐;;

     

    더불어 메타버스, NFT, 비트코인 등의 주제가 급부상했던 시점이라 관련하여 이것저것 알아보기도 했던 기간이다.

    돈이 남으면 주식을 틈틈이 매수하기도 했고, 중국 전기차가 진짜 말도 안 되게 떡상했을 땐 매도할까 말까 고민하며 공부하기도 했다.(결국 존버;;)

    삭막한 군생활에 힘을 줬던 전공 교수님의 한 마디^^


    그렇다고 매일 루틴을 가지고 공부한 건 절대 아니닼ㅋㅋ

    저런 것들을 하면서도 속으론 '건강하게 전역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군생활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절대 스트레스받으면서 공부하진 않았다. 아마도,,

    아무튼 잠도 많이 자고, 유튜브는 진짜 중독자 마냥 꾸준히 많이 봤다^^ 막판엔 운동도 나름 열심히 했다.

     

    꺾인 군생활

    여유2

    상병 때 재밌는 시도도 많이 했었는데 다이소 화분을 2개 사서 생활관에서 키웠던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바질은 진짜 장대만큼 자라서 가끔 냉동 스파게티에 넣어 먹기도 했닼ㅋㅋ

    토마토는 꽃 까진 폈지만 열약한 환경 탓에 열매를 맺진 못했다ㅠㅠ

    매일 물 주고, 햇빛 쐬어 주고,... 별 걸 다 했던;; -> 힐링 포인트였다 나름


    잠깐 업무 얘기와 멀어졌는뎈ㅋㅋ 상병 땐 거의 콜센터 직원 마냥 생각을 하지 않아도 눈과 입이 알아서 반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모르는 걸 물어봐도 당황하지 않았고, 일단 기계적으로 응대하면서 손은 자연스레 검색을 하는 그런 나날들이었다.

    추가로, 내가 좀 더 찾아보면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라면 고민하지 않고 담당 간부에게 넘겼던 것 같닼ㅋㅋㅋㅋ

    담당 간부님들이 일 안 하고 게임하거나 수다 떠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서 소심한 복수를 했던;; 지금 생각해 보면 귀엽다 그냥,,

    생각보다 너무 편하게, 즐겁게 지내다 보니 상병이란 계급은 정말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렸다.

     

    다음 게시물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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