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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5. 전역하고 쓰는 군생활 요약_3
    슬기로운 공군 생활 2023. 2. 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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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긴긴 여정의 끝,,,

     

    병장

    일을 가장 열심히 잘하는 계급이 상병이라면,

    병장은 '딱히 열심히 하지도 않고 잘 안 보이기도 하지만, 일을 시켰을 때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해내는 계급'이라고 보면 된다ㅋㅋㅋ

    눈 떠보니 병장? 근데 7개월이 남았다??

    친했던 선임들은 이미 다 가고 없는 그런 시점이다. 생활관 최고참이 나였다.

    좋은 선임들이 가버려서 적적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좋은 후임 형동생 들도 많이 들어와서 더 재밌는 군생활이 이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사무실 최선임도 내가 되었다.

    이상한 간부 한 명이 드디어! 전출을 간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었기에, 내심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제론 전역 한 달 전에 갔다;;

    여담이지만, 전출 직전엔 당시 최선임이었던 나를 불러서 기존 병사 근무 매뉴얼을 개정하고 싶다며 괜찮은 의견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진짜 필요한 내용들과 권리를 주장했는데(물론 할 말을 다 한 게 아니라 타협 가능한 부분까지만 적당하게 말씀드렸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반박을 하셨닼ㅋㅋ 그럴 거면 왜 물어봄? 암튼 어이가 없어서 잠자코 있었더니, 다음 주까지 고민해 보고 정리해 오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다음 주부터는 계속 휴가라 어려울 것 같다는 맥락으로 말씀드리니까 그냥 포기하셨던 것 같다.

    능력이 부족하면 가만히 있는 게 중간이라도 가는 방법임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달까?;;;ㅎㅎ

     

    복귀하는 날 = 마라탕 먹는 날

    병꺾 이후부터는 휴가-격리-2주 근무-휴가-격리-... 이런 루틴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업무를 거의 하지 않았다.

    내 군생활은 OJT로 요약할 수 있는데, 잊을만하면 후임이 들어올 정도로 줄줄이 들어왔고, 그럴 때마다 교육을 계속해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전입 2달차부터 1년 정도에 걸쳐 8명 정도를 교육해 준 것 같닼ㅋㅋ 병장 막판까지도 일 알려주다 나왔다..

    그땐 진짜 하기 싫고 귀찮았는데, 오히려 후임들 일 알려주고 수다 떨고 하느라 시간이 정말 빨리 간 게 아닐까 싶다.

    사실은 그냥 휴가가 많았다..

    초록색 부분이 휴가ㅋㅋㅋ

    일단 코로나 군번이다 보니 군생활 전반에 걸쳐 휴가를 제때 나갈 수가 없었고 안 그래도 꽤 많은 휴가 일수에 밤샘, 휴가 제한에 따른 적체 등으로 인해 병장이 된 시점에 남은 휴가는 약 70일가량이었다.

    구조상 실제 전역일 보다 2달 넘게 빨리 전역할 수 있긴 했다.

     

    그러나,,, 평균 70일(많게는 90일) 가까이 휴가가 적체돼서 너무 빨리 전역해 버리는 사례가 계속 생기자, 담당 간부가 또! 발악을 하기 시작했다.

    고의로 휴가를 안 나간다고 생각해서 화가 났는지 아예 미복귀 일 수에 제한을 걸어버렸다.

    솔직히 그냥 머리가 안 좋은(빡대가리인) 니 탓이야^^ 코로나 몇 년 짼데 대안 마련도 못 하냐;; 월급 뱉어;;;

     

    암튼 덕분에 28일까지만 휴가를 모을 수 있다고 선전포고 해버려서 나는 이른바 '찍턴'이란 걸 시작하게 되었다.
    찍턴은 2주 휴가를 나갔다가 1~2주 근무하고, 또 나갔다가 1~2주 근무하고 이런 식으로 전역까지 반복하는 걸 의미한다.

    매번 복귀할 때마다 일정 기간 격리까지 해야 해서 결론적으로는 2주가량 이득을 보기도 했다. 휴가 복사 이벤트?! 였다는~~

     

    그 와중에 독립기념관도 알차게 갔다왔다^^

    전역 한 달 전에는 코로나가 심하게 터져버려서 생활관 전체가 2~3주가량 코호트 격리 되기도 했닼ㅋㅋㅋ 유토피아 그 자체;;;

    간부들이 도시락 만들어서 배달해 주고 그랬다,,, 말도 안 됐던 나날들.

     

    전역 2주 전쯤에는 확진자, 격리자, 휴가 복귀자 등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생활관 구성원을 재조합하기도 했다.

    기수를 내림차순으로 정리해서 한 생활관에 8명씩 배정됐었는데, 진짜 친한 말년 병장 후임들(친구, 동생들)이랑만 방을 쓰게 돼서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닼ㅋㅋㅋ
    전역 2주 남은 시점에서 친한 애들끼리 방을 쓰다 보니 수학여행 그 자체였던ㅋㅋ

    편법(?)이지만 김치전도 해 먹고, 맨날 회식하고, 밤늦게까지 수다 떨고,... 행복했던 말년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전역식 같은 건 다 생략 됐고, 그냥 사무실 가서 전역증만 띡 받고 끝났닼ㅋㅋ

    오히려 내 입장에선 편했다. 이벤트 같은 것도 싫고, 그냥 빨리 나가버리고 싶었기 때문...

    그래도 와중에 주임원사님과의 티타임도 가지고, 대장님과의 대화, 팀 간부님들과 식사도 하고 그러다 보니 마지막 3일은 그냥 순삭 됐다.

    마지막으로 전역 전날 팀 동생들이랑 외출 나가서 밥도 먹고, 복귀해서 방 친구들이랑 새벽까지 얘기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실감이 전혀 나지 않는 전역이었다.

    정문을 나갈 때까지, 기차 타고 집에 올 때까지도 전역이라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냥 또 한 번의 휴가를 나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 보안 어플 지울 때는 진짜 기분 좋긴 했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서 마지막엔 아쉬울 줄 알았는데 군대라 그런지 아쉬움은 없었다.ㅋㅋ

    좋은 친구들을 당분간은 못 본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그 정도로 사람들이 좋았던,,ㅠㅠ

    군생활을 돌아보며,,,

    마지막 복귀?!

    진짜 다사다난했던 군생활이라 게시물 몇 개에 걸친 긴 글임에도 담지 못한 일화들이 넘쳐난닼ㅋㅋ
    위에서 간혹 언급 됐던 안 좋은 추억들은 사실 새 발의 피고, 진짜 운 좋은 군생활이었다!

    특히 입대 전엔 기대도 못 했던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밥도 사주시고 진짜 잘 챙겨주셨던 선임분들(아직까지 연락하는 선임도 있다!), 착한 동기들, 팀원들(귀여운 동생들), 생활관원들(귀여운 형동생들), 이외에도 학연ㅋㅋㅋ들과, 밤마다 같이 떠들어준 친구들 덕분에!! 너무 재밌게 군생활 할 수 있었다.


    먹고 자고 논 것만 생각하면 거진 캠퍼스 생활이었닼ㅋㅋㅋ

    입대 전 상상했던 최악의 부조리는커녕 부조리가 거의 없었던 것이 많이 컸다고 본다.

    그나마 있던 부조리는 아래 기수부터 청소를 하는 것이었는데 딱히 힘든 일도 아니었다.

    군대가 아닌 수준의 부대이긴 했던 것 같닼ㅋㅋ 운이 정말 좋았던 걸로…

     

    배운 점

    세상에는 다양한 인간상들이 있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뭔가를 당연시하지 말자
    할 말은 하고 살자
    내가 없어도 팀은 잘 굴러간다
    이런 사람은 어딜 가나 존재한다
    P급 보존의 법칙 - 장삐쭈가 괜히 유명한 게 아니다,,,
    인생은 항상 상대적이다(객관적인 소수이더라도 조직 구성에 따라 다수가 될 수 있다... 할많하않)
    급여의 중요성
    예배지 : 예절도 배려도 지능이다
    기지논 : 기본적인 지능이 있어야 논쟁을 하지


    얻은(성취한) 점

    좋은 사람들!
    여러 분야에 대한 가치관
    취업에 대한 방향성
    나름의 독서 경험

    주식 투자 경험
    인스타 그림 계정 운영
    군적금 800만 원
    정보처리산업기사
    컴활 1급
    SQLD
    리눅스마스터 1급
    ...

     

    요약

    너무 꿀이었던 건 사실.
    운이 좋았던 걸로.
    나쁜 기억들은 결국 미화되는 법.
    소중한 인연들과의 관계 유지에 힘쓰자.
    군대도 결국 작은 사회이자 사람 사는 곳.
    인간관계와 소통법에 대해 배울 점은 확실히 있었던 걸로.
    무사히 전역한 것만으로도 성공.
    이제 겨우 군필.


    얼마 지나지 않아 예비군 편성 연락을 받았다;;

    전역한 지 사실상 1년 가까이 됐는데 이제야 이 긴 여정을 마무리하다니,,

    이렇게 질질 끌 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찌어찌 마무리를 하니 꽤나 뿌듯하다?!

     

    요즘은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가는데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인생 살아가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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